쉬운 협업툴, 플로우를 만드는 마드라스체크에 합류한 지 정확히 만으로 반년이 지났다. 시간 정말 빠르다. 회사에 몰입하느라 블로그 글을 많이 적지 못했지만 나답게 또 이런 중요한 순간들은 기록하고 정리해두려고 시간을 내보았다. 이번에는 몇 가지 물음들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Q1. 개발자가 된 것을 만족하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발자가 된 것을 200% 만족한다. 컴퓨터 속 수많은 코드를 바라보며 몰입하여 문제 해결하는 내 모습도 꽤 괜찮고 새로운 것들 계속 배워나가며 처음에는 어려웠던 것들이 익숙해지는 경험이 즐겁다. 예전에 '강점 혁명'이라는 책에서 나는 '배움'이라는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개발'이라는 직무가 타 전문직종 못지않고 많은 '배움'을 할 수 있기에 잘 맞는 것 같다. 아마 계속 배우는 것은 지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개발자가 된다면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Q2. 비전공자로서 어려움은 없나요?
나는 컴퓨터공학과가 아니다. 개발이라는 것에 눈을 뜬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다. 28살 팀노바를 통하여 개발을 시작하여 6개월을 공부했고 지금 6개월 현 직장에서 근무한 상황이다. 물론 나는 타 과보다는 좀 더 유리할 수 있는 수학과 출신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이해는 했던 것 같지만 삽질하는 부분은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현재 개발팀장님께서는 나의 이력서에 비전공자인 것을 확인하고 반신반의했다고 말하셨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이 널리고 널렸는데 요즘 학원 같은 곳에서 비전공자가 컴퓨터 좀 배웠다고 4년제 컴퓨터 공학과를 능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난 열정(?)으로 운이 좋게 합격했다. 같은 시기 신입을 나 말고도 2명을 더 뽑았다. 둘 다 컴퓨터 학과였다. 비전공자와 전공자 2명을 신입으로 뽑았기 때문에 나는 초반부터 비교대상이 될 수도 있었다. 아주아주 다행인 것은 내가 한 달 더 먼저 뽑혔고 두 신입은 더 늦게 들어왔다. 아마 그 영향 덕분에 나는 좀 더 회사에 적응한 상태라 몇 가지라도 가르쳐줄 수 있는 입장이었고 그래서 괜찮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확실히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지식적으로 나는 모르는 것은 많다. 컴퓨터공학과는 확실히 아는 것이 많다. 현재까지 비전공자로서 어려움은 없지만 배로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확실히 뒤처질 것 같다는 생각은 항상 든다. 개발팀장님께서는 열정이 넘친다면 배워나가면 된다고 항상 말해주시니 큰 부담 가지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
Q3. 개발자로 무슨 일을 하나요?
개발자도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크게 웹, 모바일, 서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웹은 말 그대로 웹사이트를 만들고, 모바일은 안드로이드나 IOS를 만든다. 서버는 그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준다. 주로 데이터와 관련된 것을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회원들의 정보를 저장하는 도구를 만들어준다. 그러면 웹, 모바일 개발자는 그 도구를 활용하여 회원가입 페이지에 [회원가입]을 누를 때 그 도구 연결하여 서버 처리가 되게 만든다. 아주 쉽게 말하면 건물을 지을 때 보이는 것은 대부분 웹, 모바일 개발자가 만들지만 전기, 수도, 가스 등 보이지 않는 것은 서버 개발자가 만든다. 그중에 난 웹/서버 개발자를 맡고 있다. 서버도 개발하고 웹도 개발하는데 비중이 40:60 정도 된다. 사실 서버는 웹뿐만 아니라 모바일에 해당되는 다양한 도구도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일이 많은데 우리 회사는 개발자가 8명이고 안드로이드2, IOS2, 웹서버개발자 4으로 구성되어있다. 웹서버개발자가 서버:웹=40:60으로 가져가면서 모바일, 웹, 서버 개발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여하튼 나는 웹도 만지고 서버도 만진다.
Q4. 학원에서 배운 것을 써먹나요?
학원은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물론 꼭 안드로이드만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주 방향이 안드로이드였다. 허나 그 학원의 대부분이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의 개발자로 다양하게 취직한다. 학원 자체에서 하나의 방향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체적인 그림을 잘 그려줬던 것 같다. 나는 학원 과정을 중도 포기했기 때문에 부족하다 생각하여 '안드로이드 개발자'만 고집하여 지원했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지금은 '웹서버개발자'가 되었다. 전혀 배운 것과는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일단 주 언어가 JAVA라 조금 익숙했다. (안드로이드도 JAVA기때문에) 허나 JS, 제이쿼리는 어려웠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거의 없었다. 조금씩 알음알음 익혀가다 보니 지금은 익숙해진 상태이다. 배운 것을 써먹는 느낌은 아닌데 배운 것들이 결국에는 전체적으로 도움되는 느낌이다. 마치 축구를 배워놔서 풋살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느낌이랄까. 학원 후기는 여기서
Q5.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했나요?
작업에는 신규 개발과 유지보수로 크게 나눠지는데 이 비율은 시기에 따라 다른데 나 같은 경우는 거의 50:50이었던 것 같다. 신규 개발은 새로운 기능들을 만드는 것이고 유지보수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능의 오류들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신규 개발한 것들은 처음 회원가입시 쿠폰 코드를 집어넣는 부분부터, 어드민 페이지, 홈페이지 리뉴얼, 글 복사, 프로젝트 투어, 이미지 뷰어, 다국어 등이 있고 지금은 채팅 폭파 메시지, 삭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처음부터 잘 만들면 오류가 없을거라는 사람들도 있는데 적어도 내 생각엔 그런 개발은 없다고 생각한다.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한 것이 아니고 한 사람이 모두 만드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쓰는 프로그램 또한 완벽하지 않기에 오류는 분명 발생한다. 오류를 처리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내가 만들지 않은' 부분을 처리하는 것이다. 내가 이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니 처리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주석이 없거나 헷갈리는 용어로 변수를 만들면 같은 문제도 배로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Q6.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나는 추가로 기획과 디자인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기능을 몰래 만들어 집어넣어 놓기도 했다. 물론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작업한 것들이다. 대표적으로 우리의 지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 페이지, 검색하면 나오는 로딩바, 데이터를 엑셀로 뽑아주는 공통 함수 만들기 등이 있다. 또, 우리에게 필요한 많은 데이터를 모아놓은 '데이터 월드'라는 엑셀 시트도 만들었다. 주어진 업무는 아니었지만 팀에 도움이 될만한 기능들을 스스로 재미를 붙여가며 만들고 있다. 개발 자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이 넘치는 기획자도 주말을 투자한다고 기능을 턱 내놓을 순 없다. 나는 그럴 수 있다.
Q7. 고민이 있나요?
모든 것을 경험한 것도 아니지만 여기서 모든 것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절대 전부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경쟁력 있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고민이 있다면 그 시야가 좁아질까 봐 그게 걱정이다. 약간 6개월에 접어드니 확실히 현재 상태에 약간 안주하려는 내가 보인다. 주어진 업무를 잘 처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 딱 그 정도 개발자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경쟁력 있으려면 계속해서 노력해야만 한다.
Q8. 스타트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나는 배움도 배움이지만 도전하는 상태에 놓여있고 싶다. 무언가 다 자리 잡은 상태면 재미가 없는 것 같다. 계속 새로운 일과 도전으로 가득 차서 다음 주가 기대되고 또 다음 주가 기대되면 좋겠다. 스타트업이 가장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재 내가 생각했던 생활과 거의 일치한다. 진짜 많은 지인들이 네가 생각했던 스타트업 개발자 생활이냐고 물어보는데 나는 99% 일치한다고 말한다. 중견기업 영업사원일 때보다 연봉이 훨씬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재미있는 이 생활과 예전 전 생활 중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1% 망설임도 없이 현재를 택할 것이다. 약간 이런 말을 당당히 할 수 있을 때 나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운 것 같다. ㅋㅋㅋㅋ
어느날 꿈을 꾼 적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나보고 '왜 이렇게 개발을 못하냐고' 혼나는 꿈이었다. 나는 그 꿈에서 계속 '저는 아직 6개월도 안 되었는 걸요' 하고 변명했다. 그 6개월이 지났으니 난 그러한 변명도 하지 못한다. 겉으론 태연 한척하지만 꿈이 그러했던 걸 보니 나는 생각보다 압박감을 받는 것 같다. 잘하고 있다고 개발팀장님을 말씀해주시지만 나는 약간 그 말을 반신반의했던 것도 같다. ㅋㅋㅋ 열심히 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는 것 같다. 1년이 지났을 때는 좀 더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려나 싶다.
p.s. '저는 아직 1년도 안되었는걸요' 라고 변명을 바꾸자! ㅋㅋㅋㅋ
p.s.2. 쉬운 협업툴(https://flow.team) 사이트는 여기서 확인 가능!
p.s.3. 질문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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