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의 하반기가 지났다. 항상 그래 왔듯이 회고해 보자.
1. 이직과 성장
하반기가 시작하자마자 큰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것은 입사 동기이자 친분이 두터웠던 개발자의 이직 소식이었다. 큰 소식이긴 했으나 갑작스러운 소식이 아니었고, 더 좋은 곳으로 나아가는 것이었기에 응원했다!
회사가 성장한다 해도 개인에게 성장했느냐 물어본다면 개인마다 다른 답을 낼 수 있다. 그것은 정말 개인의 성장 정도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개인이 원하는 성장의 방향, 기준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나에게 성장했는가 물어본다면 부끄럽지만 성장했다고 답하고 싶다. 같은 과제라도 과거보다 지금 더 잘 해낼 수 있다고 느낀다. 대중적인 기술에 대해 갈증을 느끼긴 하지만 회사 규모가 성장하면서 전반적인 이슈들을 겪고 고도화해나가는 경험을 하고 있어 해소가 된다.
2. 팀원
앞서 말한 이직한 동료가 팀장이었고 그로 인해 내 팀엔 더 많은 팀원들이 합류하게 되었다. 3명이었던 팀이 6명이 되었다. 원래부터 경계 없이 소통하며 일을 했기 때문에 크게 다를 바는 없어 보였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모두의 우선순위가 동등해졌다는 점에서 매우 다르게 느껴졌다. 합류한 팀원들에게 이전보다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3명 정도 일 땐 나 혼자 잘 해내도 충분히 팀이 잘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6명이 되니깐 나 혼자 잘 한다고 팀이 잘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다행히 다들 잘 하는 친구들이라 자연스럽게 융화되었고 잘 하는 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3. 채팅
채팅 기능의 유실 이슈는 고질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슈였다. 재현이 쉽게 되지 않기도 하고 단순 api 통신으로만 이뤄지는 기능이 아니라 웹소켓 통신도 활용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까다로운 이슈였다. 이전에는 유실이 되더라도 특정 시점에 유실을 복구하는 로직을 만들어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발하여 배포했다. (카카오톡도 순간 채팅 메시지들이 저절로 순서가 변경되거나 유실된 자리에 새로운 메시지가 들어오는 등 맞춰지는 동작들을 볼 수 있다) 이번에는 명확한 원인을 찾고자 계속 파고들었다.
이슈 케이스를 찾을 수 없다면 이슈 케이스를 잘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째라 생각했기 때문에, 내부 테스터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상태바' 기능을 만들고, 유실 케이스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유실 복구된 메시지를 '하이라이팅'하였다.
그 속에서 이슈 케이스들을 찾아 채팅 누락 이슈를 개선하고 과 유실 복구 로직들을 재정비할 수 있었다. 위 이슈는 7월 말을 시작으로 9월 말까지 두 달에 걸쳐 지속적인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개선해 나갔으며, 10월, 11월, 12월에는 특이사항이 없었다. (앞으로 또 나올 수는 있다고 보기에 채팅 이슈는 계속 주시하려고 한다)
개발팀 모두 충분히 내용을 인지하면 좋을 것 같아서 개선 배포를 진행할 때마다 정리하여 개발팀 전체에 배포하였다.
4. 백오피스 고도화
대표님이 2022년 목표로 삼았던 것 중 하나가 '백오피스 고도화'였다. 인원이 급성장(3년 새 20명 => 100명) 한만큼 내부를 향한 개발이 잘 이뤄져야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하나, 워낙 다른 일정이 빠듯해 하반기가 다다르도록 이 쪽에 대한 리소스 확보 되진 않았다. 비효율적인 작업들이 조직 내에 꽤 보였고 지금이라도 개선해나가야지만 효율적인 조직이 될 거라는 생각에 자체적으로 리뉴얼을 진행했다. 대대적인 변화는 아니었지만 백오피스의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자 css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고 (기존에는 서비스의 프런트를 짜깁기 하여 백오피스를 만들었다) 서비스 리뉴얼 때 개선된 코드보다 더 개선된 코드 스타일로 컴포넌트화 기반을 닦았다. 이로서 새로운 메뉴를 만들 때 더 적은 코드로 더 쓸만한 기능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나는 기반만 2주일 정도 닦고 다른 업무를 위해 팀원분에게 간단하게 인수인계하고 넘어갔다. 그 팀원분께서 매우 만들기 편해졌다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셨다. (달라진 백오피스를 보고 대표님께서도 기뻐하셨다)
5. 업무대시보드
기회가 되면 시간을 내서 서비스에 도움이 될만한 기능을 만들어보고 있다. 상반기엔 '워커보드'라는 개인별 대시보드를 만들었고, 그 바람이 '해커톤', '실험실'이라는 흐름으로 나아갔다. 매우 좋은 흐름이었기에 회사에서 분기별 해커톤을 통해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한 장을 만들어보자 했었으나 결국 1회에 그치고 말았다. ('워커보드'도 좋은 평을 받긴 했지만 아직은 실험실에서만 존재하고 있다.ㅠ, 별도 해커톤에서도 입상한 기능이 있지만 이것 또한 실험실에..ㅠ)
아쉽지만 그래도 난 멈출 수 없었다. '워커보드'의 연장선 느낌이다. 협업툴에 쌓인 업무데이터를 기반으로 또 다른 인사이트를 분명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프로젝트 업무 대시보드'를 개발했다.
이것도 경영진의 평이 매우 좋았다. 하지만 업무 대시보드는 심혈을 기울여 출시하고자 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좀 더 디벨롭돼서 출시될 것 같다. '워커보드'와 '프로젝트 업무 대시보드'가 합쳐지면 '주간 보고'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 상반기 끝 무렵까지 디벨롭되지 않는다면 혼자서 '주간보고서'를 기능을 고민해 봐야겠다.ㅎㅎ
내 생각을 디벨롭해보고 개발해나가는 이 시간들이 즐겁다. 행여 출시를 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즐겁다 ㅎ
6. 영국 : 회사 출장
글로벌 사업을 위해 대표님이 직접 런던에 나가셨다. 단순 출장이 아니라 6개월 거주를 통해 직접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영어에 자신이 없는 난 글로벌 사업은 나와 관련 없다고 생각했다. 다국어 처리, 로컬라이징, 글로벌 인프라 등 작업은 어느 정도 영어가 필요한 게 맞았다. 하지만 영어가 필요 없는 부분도 있었다. 평소 속도, 성능을 항상 고민하고 개선하던 나에게 국내가 아닌 글로벌을 기준으로 속도, 성능을 고민해달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그러던 중 영국 런던 출장의 기회가 주어졌다.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좋은 기회였다. 기회를 특별하게 준 만큼 꼭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영국 출장 전부터 네트워크 테스트며, 국가별 네트워크 지연시간을 조사했고, 어느 정도 가설을 세웠다. 바로 테스트해보려고 몇 가지 테스트 코드들을 짜갔다.
영국에서의 일주일은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 가설을 검증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데에도 굉장히 뚝딱거렸다. 그리고 대표님의 위워크 자리에서 우리 서비스를 실행해보고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알림 하나를 확인하는데 4초가 걸리고 새로고침 하면 메인도 느리게 로딩되었으며, 곳곳에 로딩을 기다리는 흰 화면들이 넘쳐났다. 단편적인 몇 가지 케이스들을 면밀하게 보니 우리가 어디에 많이 집중해야 하는지가 보였다. 더 느린 네트워크환경에서도 쓰는데 무리가 없는 서비스가 되어야 했다. 그리고 그 대안은 '프론트 개발을 더 디테일 있게 해야 하는 것'에 있다고 보였다.
물론, 인프라 문제가 해결되면 많은 부분에서 해결되는 게 맞다. 하지만 인프라 리소스가 변변치 않은 상황이라면 프론트 개발을 디테일 있게 개발함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보였다. 그리고 결국 전체적으로 속도/성능이 개선되는 방향이라면 당연히 국내 서비스에도 유효하게 적용되는 부분이라 프론트를 더 디테일 있게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첫날 대표님 위워크 자리에서 발견한 속도/성능 이슈들을 마지막날 똑같은 자리에서 개선된 버전으로 보여드렸고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가 테스트 및 더 디벨롭하여 운영 배포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22년 12월 27일(화)에 잘 배포되었다!)
7. 영국 : 번외
와이프와 런던에서 만났기 때문에 '런던'은 굉장히 뜻깊은 도시다. 와이프에게 반했던(?) 내셔널갤러리를 지날 땐 나도 모르게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날 모로코가 8강에 진출해서 런던은 경적 천국이었긴 했지만 여하튼 좋았다.
아가가 생기고 이렇게 오래 떨어져 본 적이 처음이라 싱숭생숭했다. 한편으론 아가 없이 맘 편히 자겠다 싶기도 했는데 시차적응 때문에 마지막 날까지 매번 새벽 5시쯤 일어나 져서 뭔가 잘 잔 것 같지는 않았다. 영상통화도 매일 했지만은 타지 생활이 나름 고단하여 틈틈이 아가 영상을 보며 힐링했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아빠'하며 달려오는 아가를 보니 이제야 편히 자겠구나 싶었다.
8. 플로우 테크 세미나
2022년 6월에 시작한 '플로우테크세미나'를 하반기에도 꾸준하게 잘 진행하였다. 한 달에 한 번만 진행하는 행사다 보니 미루거나 스킵하기 애매해서 꾸준히 하게 된 것도 있다. (한 번 미루면 없어질까봐) 매번 참여자가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매번 나는 기본으로 진행자이자 참여자로 참여했다. 다들 바쁜 와중에도 7분들이 힘을 더해주셔서 2022년 통산 19개의 세션이 진행되었다.
나는 그중에서 7개 세션을 진행했다. 개발팀 전체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선별해서 공유했다. 스스로 꾸준히 해냈다는 점에서 셀프 칭찬해주고 싶다.
9. 네이버 부스트캠프 리뷰어 & 멘토 활동
기회가 돼서 네이버 부스트캠프 리뷰어 & 멘토 대외활동을 진행했다. 리뷰어 활동을 9월부터 10월까지 진행했고 이어서 멘토활동을 11월부터 12월까지 진행했다. 리뷰가, 멘티들이 아직은 대학생이거나 취준생이다 보니 작은 피드백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좀 더 적극적으로 피드백드리고 싶었지만 일과 대외활동을 병행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아서 그렇게 못했다. 일주일이 2시간씩 봐준다고 해도 그 시간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도 있고 애매한 질문을 했더라도 명쾌한 답변을 드리고 싶다 보니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질문이 적을 때도 있고 많을 때도 있어서 적을 때는 적어서 그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었고 많으면 또 많아서 그 나름의 고민이 있었다. 그래도 최대한 아는 선에서 최대한 피드백드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결국 취준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코드리뷰, 멘토링 외에도 신입당시 활용했던 포트폴리오를 공유해 드렸다. 또, 현업에서 개발자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사이드를 진행하고자 하는지 궁금해할 것 같아서 내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회사의 과제 혹은 내가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무엇보다 열심히 사는 선배 개발자 그 자체를 보여줘야만 그들에게도 열정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보이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
10. 사이드 프로젝트 곧 오픈
6월부터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거의 막바지에 왔는데 오픈을 못하고 있다. 연말엔 '이사', '영국출장', '회사 일', '장모님 환갑여행' 등으로 정신없이 지나가다 보니 커밋도 제대로 찍지 못했다. 진짜 조만간 정말 멋진 (나에게만 멋질 수도 ㅎㅎ) 사이드가 오픈될 예정이니 다음 상반기 후기 때는 사이드를 오픈하고 그 후기까지 잘 적어봐야겠다. 파이팅!
11. 이사
이번 하반기에는 가족에게 이사라는 큰 이슈도 있었다. 이자는 만만치 않지만 더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더 좋은 곳으로 이사 왔다. 확실히 삶의 질이 올라갔다고 느끼는데 아직은 짐 정리도 조금 남았고 산지 한 달 정도 밖에 안돼서 인지 낯설다.ㅎ 상반기 회고 쓸 때만 해도 새로운 집에서 하반기 회고를 쓸 줄은 상상도 못 했다 ㅎㅎ 내년에도 이렇게 상상도 못 할 좋은 일들이 일어나면 좋겠다.
더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적어 내려가고 싶지만 이번 회고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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